국어 사전에서 풀이하는 소비(消費)란, 다음과 같다.
1 돈이나 물자, 시간, 노력 따위를 들이거나 써서 없앰.
2 [경제] 욕망을 충족하기 위하여 재화나 용역을 소모하는 일. 본래적 소비와 생산적 소비가 있다.
본래적 소비란, 말 그대로 자원과 시간을 사용하는 일이고
생산적 소비는 상품을 만들기 위해 생산 수단이나 원자재 따위의 물자를 소모하는 일이라 한다.
즉, 돈을 쓰는 행위뿐만 아니라 시간과 노력을 쓰는 것 또한 소비라고 할 수 있고,
그렇게 쓰는 돈, 시간, 노력을 통해서 가치 있는 결과물이 나타난다면 이는 생산적 소비 생활의 기초가 된다.
몇 년 전만 하더라도 "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"이라던지 "Flex"라던지 하는 본래적 소비를 조장하는 말들이 참 많았다.
"소확행"은 작은 사치, "Flex"는 큰 사치라고 할 수도 있는데, 두 단어가 의미하는 바는 모두 자신의 기쁨 혹은 행복을 위해 무언가를 본래적으로 "소비"한다는 것으로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큰 공통점이 있다.
어려운 시대에 태어나 자란 어르신들은 "소확행"이나 "Flex"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갖고 있을 가능성이 높았다. 왜냐하면 어려운 시대에서 어르신들에게 소비는 필요한 것을 뺀 나머지는 죄악, 저축만이 살 길이라고 배웠기 때문이다. 그러나 "소확행"이나 "Flex"를 과연 부정적으로만 보아야 할까?
요새 코로나 19를 핑계로 한 "양적 완화"의 영향이 자산 시장에 "인플레이션" 효과를 불러 일으켜 현금의 가치가 낮아져 자산의 가치가 폭등하는 시기를 겪었다. 부동산, 주식, 코인 등의 현금 대비 가치는 높아졌다. 그러자 "소확행"이라던지 "Flex"라던지 하는 말들이 쏙 들어가 버렸다. 그 대신 투자에 대한 열풍이 불었고, "영혼까지 끌어 모은다" 등의 단어가 유행했었다. 어쨌든 우리가 겪는 모든 상황이 만든 이 시대의 산물이라는 이야기다.
위와 같이 시대의 변화의 흐름은 예측할 수 없어 대응하는 것이 최우선인데, 소비의 관점으로 본다면 아마도 최대한 본래적 소비 성향을 줄이고 생산적 소비 성향을 극대화하는 방법이 가장 적합하다고 할 수 있겠다.
우리 사회는 누군가의 소비로 굴러가기 때문에 소비를 줄이는 것보다는 어떻게 하면 소비하면서 이를 생산적으로 변환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이다.
예를 들어, 시간과 노력을 소비한다고 했을 때, 책을 읽더라도 내 스스로에게만 영향을 주는 것에 그치는 것이 나을까 아니면 시간과 노력을 조금 더 들이고서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는 활동으로 이어지는 것이 좋을까?
"소비 생활"의 철학은 여기에서 출발했다. 같은 돈을 쓰더라도, 시간과 노력을 조금 더 소비하더라도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자는 것 말이다. 어차피 세상에 대한 호기심으로 가득 찬 삶을 살기 때문에 찾아보는 수고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표현하는 수고만 더 "소비"하기로 한 것이다.
소비 생활 블로그를 찾아 주셔서 감사드리며, 여기에서 좋은 영향을 받아 좋은 일만 생기길 바랍니다.
